워터정X에서 2주 대기하는 동안 제가 했던 일은 인터뷰 외에 크게 3가지였습니다.
1. 영상 자료 보며 혼자 공부
영상은 마이플랫폼이라고 불리었던 툴 사용법을 알려주는 영상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화질도 정말 구리고 오래된 영상인 티가 났었어요
그 당시에는 (지금도 크게 변한건 없는 듯하지만)
‘파이썬, 자바, 웹 이런게 대세아닌가?
왜 그런 대세를 따라가지 않고 이런 구닥다리 영상을 보라고 하는거지?’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그저 그 영상을 멀뚱멀뚱 바라보았습니다.
너무 의미 없어서 볼 때마다 졸았던 기억이 납니다.
역시나 실제로 현장에 나가서도 전혀 쓸 일이 없었어요.
2. 허위 경력서 스피킹 연습
사실 저는 군 입대 전에 회사에 다니긴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약간의 경력이 있긴 했어요
저는 그 경력을 그대로 두고 새로운 경력을 추가할 줄 알았는데
그냥 싹 갈아엎었더군요.
완전히 새로운 제가 경력서에 있었습니다.
그 후론 시간 날 때마다 저 허위 경력서에 있는 경력들을 외우곤 했었습니다.
3. 허위 경력서 스피킹 테스트
종종 과장이 스피킹 연습을 잘했는지 테스트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 주었고요
인터뷰할 때 허위 경력이라는 티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죠.
한 번은 워터정X 대표도 같이 봐주더라고요
여담이지만 워터정X 대표가 자기 관리는 열심히 하는 듯하더군요
실제로 키 크고 성형도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해서 그런지 인물은 좋습니다.
그 당시 고구마였던 저는 그런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존경하기도 했어요
맨날 아침 일찍 현장 돌아다니면서 직원들 연결시켜주고
사업하면서 이래저래 시간도 없을 텐데 그 와중에 자기 관리까지 하는 것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뿐이었죠.
근데 지금 돌이켜보니까 그냥 악당으로밖에 안 보이네요.
사실 쌍욕을 박아도 이상할게 없는데 그냥 예쁘게 말하는 겁니다.
왜 그런지는 추후에 나올 제 글을 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그리고 사람은 역시 외모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까지도 나쁜 짓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대체 왜… 저는 순순히 따랐을까요? 왜 하라는 대로 했을까요?
원인은 아마 복합적이었겠죠
군 생활하면서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했던 병사의 습관이 남아있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원래 제 성격이 의견 하나 제대로 표출 못 하는 소심한 성격이기도 했고요.
뭐 아무튼 글 쓰면서 스스로에게 굉장히 분하고 답답함이 느껴지네요.
이 글을 보시는 순수한 사회 초년생 분들이나 소심하신 분들은
절대로 과거의 저 같은 행동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욕을 먹을지언정, 아니 회사에서 쫓겨날지언정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싶은 건 과감하게 말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나중엔 결국 다 자기 손해입니다.
아무튼 저는 2주 동안 위처럼 지내다 인터뷰에 성공하고
몇 달 동안 워터정X 소속으로 여러 현장에 파견을 나가게 됩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IT 파견 문화에서는 흔한 일이긴 한 것 같더군요
현장에서 만난 분들도 좀 친해지고 보면 경력 뻥튀기해서 들어왔다는 것도 쉽게 알 수 있었고요
누굴 탓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사람도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랬든 아니면 먹고살기 위해서든
자기만의 사정이 있었을 테니 어쩔 수 없이 승낙을 했겠지요..
아무튼 이런 문화를 다들 모른 척하고 있다는 게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쩌다가 남을 속이고 근무하는 게 당연시되어버린 걸까요?
아래는 제 허위 경력서입니다.
사실 이거 올려도 의미 없는 게
제 개인정보 (주민번호 등) 빼고 모든 게 다 거짓인지라..
그냥 스스로 반성하는 겸 증명용으로 올립니다.
※ 법의 ㅂ도 모르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맛보고
뒤늦게나마 법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어나가고 있는데 맨 처음 읽었던 책이 이 책이었습니다.
“허변의 모르면 호구되는 최소한의 법률상식”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법에 대해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고마운 책이에요
이 책을 읽던 도중 정말 제 가슴에 와닿았던 문구가 있습니다.
“법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사람을 보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권리를 행사하려는 사람에게는 관대하다”
위의 문구가 너무 인상적이더군요.
저 뿐만 아니라 골드X 시절부터 피해 입은 분들이 꽤나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곳에서 댓글로만 소심하게 욕하면 별 소용 없다고 봅니다.
사실상 실질적으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봐요.
anonymous 닉네임으로 아무리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한 들
이것이 정말 진실인지는 분간도 어려울 뿐더러 법적인 효력도 아마 없을 겁니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을거라고 봅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워터정X가 교묘하게 법 위반 사항을 다 피해 간 상황이라
실질적으로 저도 어떠한 보상도 못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만
이렇게라도 상세하게 글을 남겨두면
언젠가는 기자분들과 연락이 닿아 언론에 보도될 수도 있는 거고
법원에 근무하는 누군가가 제 글을 보고 법을 개정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는 더 이상 호구처럼 가만히 있지는 않으려 합니다.
가만히 있던 나서서 싸우던 결국 본인의 선택이고
본인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건 결국 본인입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또 해버렸네요
다음 글에서는 워터정X의 진정한 만행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