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엔 직급이 좀 되어보이시는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함께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편하게 대해 주셔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단, 이분이 나가시고 다음에 왠 팀장이란 사람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말이죠
처음 보자마자 외모 얘기가 나왔습니다
저도 저 잘생기진 않은건 알고 있었지만
뭐 사진도 별로 잘 안나왔네 뭐 누굴 닮았네 하면서
'아 왜 우리팀엔 못생긴 사람만 지원하나'라고 하는 혼잣말에 일단 기분이 굉장히 상했습니다
농담으로 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되더군요...
그리고 그 담엔 이력서를 보더니 제가 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는군요
그래서 쭉 설명을 드렸는데
한숨을 쉬더니 이력서가 맛이 없다면서
뭐 영어성적이니 프로젝트도 딱히 매력이 없답니다
사실 제가 아직 취업할 준비가 제대로 안되어있던 건 사실입니다
영어성적도 휴학때문에 기간이 지난 상태라 다시 공부 중이었고
기사자격증도 실기발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작스런 집안사정 때문에 준비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도 아무곳이든 들어가야 할 상황이었구요
근데 이런 절 면접에 불러서
'니깟놈이 감히 우리회사에 들어 올라고 폼 잡고 있는거냐' 라는 식으로
훈계를 하고 있었으니..
점점 면접자리에 앉아있는게 짜증이 나더군요
아니 근데 이럴거면 서류는 왜 통과시키고 면접엔 왜 불렀답니까
결국 이런 분위기 속에 무시 당하며 면접을 끝냈습니다
나와서 담배 한대 물고 멍하니 서서 생각해보니
인간적으로 무시당한 것 같기도 하고 제 자신에 대해 화도 나더라구요..
울컥 눈물이 나오려는 것도 참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날 하루만큼은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혹여나 이곳에 면접관으로 지원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지원자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