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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bloter.net/archives/6104

‘몸은 지방에, 마음은 세계로’…부산 개발자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도안구 2008. 09. 14 

devbusan

충남 서산의 한 강촌에서 태어난 기자가 보던 바다와 부산의 바다는 너무나 달랐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되면서 가끔은 속살을 내보이는 갯벌이 바다의 전부인 것으로 생각했던 기자에게 부산의 앞바다는 ‘바다 소리 들으려면 이정도는 돼야지’라고 큰소리치는 것 같았다.

중학교 수학여행 때 봤던 그 바다를 20년이 훌쩍 넘게 지난 올 8월에 다시 보게됐다. 그 때와 다른 점은 이번엔 해운대의 밤바다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여름 더위가 지났지만 해운대 백사장은 젊음의 열기로 뜨거웠고, 그 열기를 시원한 파도가 식혀주고 있었다. 이 바닷가에 갈수있도록 기자를 유혹한 이들은 부산경남 개발자 운영진들이었다.

부산경남 개발자 그룹 운영진들과의 만남은 공교롭게도 2008 베이징 올림픽 한일 야구 준결승날 이뤄졌다. 기분 좋은 저녁, 한국 제 2 도시지만 국내 IT 산업에서는 주변부와 다름없는 곳인 부산경남에서 살아가는 지방 개발자들의 희로애락을 소주잔에 넣어 기자와 주고 받았다. 취중토크는 난생 처음이었다.

“2001년 개발자커뮤니티인 데브피아의 부산경남 모임으로 시작돼 지금은 운영진 30명에 5천여 회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강 이남의 모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심부인 셈이죠.”

부산경남개발자 그룹인 ‘데브부산(www.devbusan.com)’ 의 김갑인 현 회장이 모임을 소개했다. 초기에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부산지역 개발자들의 ‘오프라인 모임’을 주 목적으로 개설된 온라인 모임이었지만 지금은 자바를 비롯해 다양한 기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연 20회가 넘는 모임과 정기 세미나, 워크숍 등 회원들의 활동은 꾸준했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기, 온라인의 커뮤니티는 정보의 보고이자 목마름을 해갈해주는 시원한 물줄기였다. 하나 둘 사람들이 모였고, 대동소이한 고민을 서로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여기서 고민이란 개발 관련 정보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원간의 기술, 취업, 창업, 진학, 문화 등 같은 지역에 있는 회원들이 만나 교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다.

하지만 몇 순배에 잔이 돌자 이들은 현재의 고민에 대해서도 속내를 내비쳤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한강 이남의 SI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상황입니다. 메뚜기처럼 이 프로젝트, 저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죠.”

“인력을 꾸준히 키울만한 회사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고향에 정착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가 쉽지 않네요.” 라고.

부산경남 혹은 대구경북의 IT 인력들은 거제, 울산, 포항 등에 위치한 대기업들의 전산 프로젝트에 많이 투입된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구조는 전형적인 하도급 단계를 거친다. 프로젝트 발주가 대부분 서울에서 진행돼 지방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해당 전문 업체나 인력들이 지방에 있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서울의 하청기지일 뿐이다.

IT 업체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도 고민이다. 한국 제 2의 도시인 부산이지만 외형에 비해 내실이 튼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고민은 비단 부산경남 개발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기자도 의문이 들었다. 그나마 부산경남 혹은 대구경북은 국내 유명 대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물론 그런 점에서는 입지 조건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이런 구조가 지속적으로 고착화되고 있고, 해당 인력들이 점차 줄어드는 문제 등은 함께 고민해 볼 문제인 것은 사실”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커뮤니티의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해운대그랜드호텔 경영지원부 이상출 전산파트장의 설명이었다.

서울 중심의 고민이나 문제 해결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지방의 생생한 목소리인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이들이 앞서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은 해법 마련이 멀리 있지만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기도 했다. 고민하는 이들이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이나 대기업, 국내외 IT 기업들이 지방 개발자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런 고민을 다년간 해왔던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뭔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들이 지역 문제에 천착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개발자나 그렇듯이 소위 ‘사람은 큰 물에서 놀아봐야 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비주얼 C#의 전문가였던 홍영준씨가 그 주인공으로 그는 부산지역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나라 최고의 C#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명성을 확인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그를 전격 스카웃했고, 그는 에반젤리스트로 활동했다. 그 후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의 비즈토크 개발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엔 테스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당연히 모임의 프라이드는 상당히 높을 수밖에.

해외는 아니더라도 이 모임을 거쳐간 수많은 개발자들이 대기업에서 활동하면서 주기적으로 관련 모임의 행사에 참여해 기술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선순환 구조도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의 한번 만남으로 그들의 고민을 모두 알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최근 IT 분야에서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생태계의 붕괴에 대해서 지방의 현장에 있는 분들로부터 더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은 수확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떻게 해서든 IT의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는 부산경남 개발자들의 고민이 많은 IT 종사자들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점은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어디나 그렇듯, 현장에 발을 딛고 있는 주인공들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부진의 부진을 거듭하던 이승엽 선수가 시원한 홈런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었던 것처럼 부산경남 개발자 모임을 이끌고 있는 커뮤니티도 해당 지역 문제를 해결할 대표 주자로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었던 것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지원부서의 초대 덕이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웹과 클라이언트를 아우르는 UX 개발의 모든 것; 부산이 낳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에반젤리스트와 함께하는 부산경남 MSDN 세미나’를 마련했고, 기자와 부산경남 개발자 커뮤니티 운영진분들과 만남을 주선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퀴즈 하나. 아래 사진에서 이번 모임을 주선한 분이 있다. 힌트, 보름달처럼 광채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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