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오라클· 시스코·델 등 대형업체발 M&A루머 확산
황치규 기자 delight@zdnet.co.kr
[지디넷코리아]불황에 따른 성장 전략일까?
세계 IT시장에서 거물급 업체들의 초특급 인수합병(M&A) 작전이 관전포인트로 부활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대형 IT업체발 M&A 레이스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시장을 강타할 대형 변수로 급부상했다. 이미 IBM, 오라클, 시스코, 델 등 내로라 하는 IT업체들을 둘러싼 M&A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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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테이프는 '빅블루' IBM이 끊었다. IBM은 현재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를 위해 실사 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 발표가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몇년간 왕성한 식욕을 자랑했던 오라클도 M&A 루머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단골메뉴로 올라 있다. 최근 약품 안전 관리 업체 렐시스 인수를 발표한 오라클은 가상화 SW업체 버추얼아이언을 인수할 것이란 루머에 휩싸여 있다.
최근에는 오픈소스SW의 대명사 레드햇까지 집어삼킬 것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오라클이 레드햇을 인수할 경우 IBM, MS와 전면전이 불가피해진다.
오라클의 레드햇 인수설은 한 애널리스트의 연구노트가 발단이 됐다.
제프리&코의 캐러린 에그버트 애널리스트는 최근 연구노트에서 "오라클이 레드햇를 보유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합리적이다"면서도 오라클의 M&A 스타일을 감안하면 지금은 타이밍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럴듯한 시나리오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란 얘기였다.
오라클과 레드햇간 합병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에도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당시는 오라클이 흡수하기에는 레드햇은 너무 덩치가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금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오라클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오라클이 레드햇을 인수해서 얻을게 별로 없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도 오라클의 레드햇 인수설은 계속 유통되고 있다. IBM의 썬 인수설과 맞물리면서 스토리라인도 진화하고 있다.
IBM이 썬을 인수할 경우 지금처럼 레드햇을 밀어줄지는 확실치 않다. 썬이 제공하는 오픈솔라리스 OS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렇게되면 IBM과 레드햇은 껄끄러운 사이가 될 수도 있다. 오라클의 레드햇 인수설이 IBM루머와 연동돼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에는 레드햇 주가가 크게 올라가는 이벤트도 벌어졌다. 오라클 루머가 나름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오라클의 M&A 루머는 IBM과 연결되는 썬에도 걸쳐 있다. 오라클과 휴렛패커드(HP)가 썬 인수를 위해 공동 작전을 펼치려 했다는 루머가 흘러나온 것.
이를 통해 오라클은 자바, ZFS, 글래스피시, 솔라리스, 오픈솔라리스, 오픈오피스 등 썬의 SW 제품군을, HP는 썬 하드웨어를 확보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 제안은 썬에 의해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도 M&A 루머의 중심에 섰다.
스마트폰 사업 진출을 추진중인 델은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이 분야 전문 업체를 인수합병(M&A)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팜도 잠재적인 후보 리스트에 올랐다.
오라클, 델외에 시스코도 M&A 레이스를 가속화시킬 변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시스코가 VM웨어나 모 회사인 EMC를 인수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스코는 최근 블레이드 서버 기반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를 공개했다. 시스코판 블레이드 서버에는 VM웨어 가상화 SW가 기본 탑재돼 있다.
IT업계를 떠돌고 있는 M&A 루머는 그럴듯한 배경을 밑바탕에 깔고 있지만 IBM과 썬간 빅딜을 제외하면 아직은 루머통신 수준이다.
그러나 현실화될 경우 세계 IT업계는 대격변이 예상된다. 업체간 경쟁 판세도 재편이 불가피해진다. 지금 분위기라면 세계 IT업계는 소수 거물급 업체들간 전면전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