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조회 수 9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출처 : 노동네트워크(http://www.nodong.net)

[해설] IT노동자, 다시 근로기준법을 말하다
"전태일 열사가 부활한다면 IT산업 현장부터 찾을거예요"
기사인쇄
한수정 cast@cast.or.kr
S씨는 오늘 밤 10시에 퇴근하여 집에 들어갔다. 그의 부인은 “야, 일찍 들어왔네.” 하며 반색을 한다. 3개월 동안 3번 집에 들어가던 때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퇴근인 것이다.
한 때 미래산업의 첨병으로 여겨지던 IT산업에 종사하는 한 노동자의 이야기다.

환상과 현실

올 초 출범한 IT산업노조가 IT산업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관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인원 중 약 92%가 300인 이하 사업장에, 이중 81%가 50인 이하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할 때, 중소IT사업장의 노동현실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 결과는 그간 사회적으로 별 근거없이 팽배해 오던 IT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환상을 무참히 깨버리는 것이다.
사실 IT업계 관계자들은 다 아는 얘기였으나 그 외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이상할 수도 있다.
요약하면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라는 근로기준법이 무색할 정도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임금, 대가없고 살인적인 초과노동, 불안정한 고용, 불안한 미래. 이것이 이들의 현 상황이다.


일터로 여관으로 병원으로

이들의 주평균 근로시간은 57.8시간으로, 설문 응답자 874명 중 80% 이상이 주 5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어 법정 근로시간에서 10시간 가량 초과하고 있다. 이중 44% 가량인 376명은 주평균 6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주당 10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도 15명이나 되었다. 주당 100시간 근무한다는 것은, 주6일 근무를 기준으로 할 때 하루에 17시간 가량 일하는 셈이 된다.


“큰 카드사 시스템 개발할 땐데, 워낙 시간을 맞출 수 없는 요청이 많으니까 회사에서 그 카드사업부서 근처에 여관을 하나 세 내서, project기간동안 집에 못 가고 거기를 숙소로 삼았던 적도 있었어요.”
S씨는 project가 끝난 후 전 직원이 과로로 입원하고, 같이 일하던 모과장은 결국 식물인간이 된 사례도 있다고 증언한다.

그러나 이렇게 강요된 초과근무에 대한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율은 5%로서 대부분의 노동자가 대가없는 만성적 초과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연봉제’라는 명목으로, 시간외 근무를 포함한 모든 수당이 연봉에 포함돼 지급되는 걸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것은 국내 수위의 IT업체 종사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굴지의 L기업에 근무했던 Y씨의 경우도 약 10년간 한 번도, 아무도,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으레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A씨가 근무하는 중소기업의 신규직원들의 초봉은 연 1,300〜1,400만원이다.
“공제할 거 다 하고 나면 한달에 70〜80만원인데, 생활을 못하죠. 정통부에서 나와 있는 숙련도별 임금단가기준이 있는데, 기준도 안 맞고, 그나마 지켜지는 데는 거의 없어요.”

하도급의 피라미드에 짓눌린 이름만 ‘정규직’

고용형태의 경우 회사와 노동자간 근로계약을 맺을 때 한시적이거나 기간제로 계약하며 정규직보다 상대적으로 노동조건이 열악하다.
비정규직, 2) 인력파견회사(A)와 인력이 필요한 회사(B)간에 계약을 맺어, A에 소속된 노동자가 B에서 근무하고 A에게서 대가를 받는다. 이 경우 B와 노동자간 근로계약이 아닌, A와 B간의 영업계약만 성립한다.

파견직, 프리랜서 통합 40%이나, 업계 특성상 정규직의 경우에도 실제 근무는 파견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소속회사와는 정규근로계약을 맺었더라도 인력이 필요한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불법, 탈법 파견과 비정규고용이 훨씬 많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하도급 및 근로조건 연구’ - 김주일, 김영두, 이정현, 김복순)

서비스업으로 등록을 하고 인력파견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많으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인력파견 전문업체에 속한 A씨는
“집에서 쉬고 있다가 ‘일이 있으니 와라’ 그러면 일하러 나가고…… 서울에 살고 있어도, 창원에 일 있으면 창원으로 가고, 광주에 일 있으면 광주에 가야 되고……”
한다.

많은 경우 3~6개월간의 프로젝트기간에 원청업체에 파견되어 집중적으로 초과근무하고, 1~2주에서 1개월 정도 쉰 후 다음 프로젝트에 또 파견 나가는 방식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력파견업체에 명목상의 정규직으로나마 속해있지 않은 사람들은 3개월에서 1년까지의 프로젝트에 계약직으로 일하라는 요구가 대부분이며, 그게 끝나면 1〜2개월간의 무급휴무를 보내는 상태가 반복되고 있다.

현재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설문조사의 결과, 모기업은 2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1차에서 5차까지의 도급형태 아래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다단계의 하도급구조로 인해 하부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많은 노동자들이 원청업체의 노무관리를 받고, 원청업체 직원과 같거나 더 많은 일을 하면서도, 파견이라는 이유만으로 50%이하의 급여를 받고 있다. 또한 점점 더 많은 중소규모의 IT업체가 인력파견으로 기업을 유지하다보니 노동자들의 근무조건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래가 없는 소모품, IT노동자

IT산업은 특히나 기술력 중심의 끊임없이 재교육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나 현재 회사차원에서나 사회적인 재교육시스템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많은 IT노동자가(43.1%) 40대 이후 전망을 다른 직종으로 잡고 있고, 해당분야 전문가로 계속 일하겠다는 의견은 28.8%에 불과하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많은 IT노동자들이 “개인적으로 교육받으려 해도 시간이 없다. 프로젝트 일정만 현실적으로 산출돼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고 말한다.

많은 비정규직들이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재교육을 필요로 하는 기술력 중심의 IT산업의 노동자들은 현재 교육은커녕 생존권마저 지키기 힘든 노동권 사각지대로 내몰려 있다.
2004년 현재 테헤란로에서 1970년 청계천에서의 전태일의 외침이 아직 유효한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 10월 10일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가 열립니다. 테라스 2004.09.23 818
107 1040인 하루단식에 함께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785 file 기륭전자분회 2008.07.01 3881
106 10.27(목) 하반기투쟁 문화제 및 결의대회 -광화문 (민주노총 서울본부) 1 위원장(m) 2005.10.26 992
105 10.18 금속노조 항의집회에 함께 참석하였습니다. 위원장(m) 2005.10.18 839
104 . 5 신지군 2004.11.30 1117
103 -ㅁ-... 헉... 전화가... 홍재석 2004.01.06 1085
102 - 고전에 나타난 인간 이해(인권을 위한 인간 읽기) - 인권연대 2010.10.08 3815
101 *축* ShAriF 2004.01.29 848
100 (펌글)IT 산업노동조합연맹이 IT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주길 바라며 3 veryape 2003.12.17 825
99 (펌)비정규법안 관련 현재 노사간 교섭, 무엇이 문제인가? 1 file 부위원장(khs) 2005.11.29 851
98 (펌)[해설]비정규직, 하도급 양산으로 신음하는 'IT강국' 1 veryape 2004.10.21 3304
» (펌)[해설] IT노동자, 다시 근로기준법을 말하다 veryape 2004.10.21 944
96 (펌)21C 최첨단 노가다, IT산업 노동자들이 일어서다(동영상 링크) 15 veryape 2004.10.21 16534
95 (펌)1990년대스웨덴공적연금개혁의정치 file 비정규직 노동자 2004.12.12 994
94 (주)도우엔지니어즈 파업사태, 시사투나잇 방영 1 건엔지부 2007.04.13 984
93 (주)CNCSOFT란 무책임하고 고약한 회사를 고발합니다. 4 정팔이 2004.02.06 1984
92 (영상) 비정규법, 정말 비정규직을 위한 법입니까 IT파견직 2007.05.16 1185
91 (연대요청) 여성 비정규 4사가 공동투쟁을 결의합니다! 기륭전자분회 2007.08.20 1084
90 (식스센스) BJ 람보르기니 빵꾸 사건.jpg(1) 고튜튀김 2020.11.17 15
89 (v17) 李 가짜 경제대통령의 6ㆍ10 발언에 대한 수준높은 답변 생각해보자 2009.06.27 7140
Board Pagination Prev 1 ...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Next
/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