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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비정규직노동조합대표자연대회의(준) 성명서>

"하청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박일수 동지 분신사망 관련 규탄 성면 -



21세기 한국 노동인권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가. 과연 비정규직은 이 사회에서 인간으로 대접받고 있는가.

오늘(2월14일) 새벽 4시경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인터기업 소속 하청노동자 박일수 동지가 "하청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자신의 몸을 불살라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일수 동지는 지난 몇 년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면서 열악한 비정규직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본인 명의의 홍보물을 만들어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고, 인터기업의 부당노동행위를 폭로하는 등 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앞장서 싸우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앞장서 투쟁해온 박일수 동지에게 돌아온 것은 부당해고와 배고픔의 위협이었고, 현장에서 괄시와 모멸, 멸시와 협박 뿐이었다. 현중사내하청노조가 결성되고 투쟁에 나섰지만 노조 간부를 모조리 해고하고 업체를 폐업시키는 등 현대 자본은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하며 노조활동을 가로막아왔다. 노동부를 찾아가봐도, 법에 호소를 해봐도, 박일수 동지가 발견한 것은 "대한민국 노동법은 자본을 위한 법이고 하청 비정규에게 생색만 내는 노동법"이라는 사실 뿐이었다. 결국 박일수 동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노무현 신자유주의 정권과 자본인 것이다!

박일수 동지의 분신자결 이면에는 이땅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과 울분이 놓여있다. 정규직과 똑같은 일에 종사하면서도 임금과 노동조건, 복지수준에서 정규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엄청난 차별을 겪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과 고통이 놓여있다. 아프고 서럽고 분노하여 사내하청 노동조합을 결성해도 부당해고와 정리해고, 고소고발과 손배가압류는 기본이요, 사실상의 사용자이자 불법파견 당사자인 원청 자본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권과 자본의 탄압까지 겪어야 한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지난 2월3일부터 3공장 사내하청 경일기업 노동자들이 "화장실 갈 시간을 보장하라""법에 보장된 연월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게 해달라""온갖 멸시와 천대를 일삼는 관리자를 직위해제하라"며 10여일째 작업거부투쟁을 전개하고 있고, 현자비정규직노조 안기호 위원장은 주야맞교대 노동을 하며 단식을 전개하는 극한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도대체 화장실 갈 시간조차 주질 않는다니, 우리가 21세기를 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뿐이다.

또한 광주의 금호타이어에서는 수년간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도 엄청난 차별을 겪어온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농성투쟁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미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음에도 자본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오늘 이시간까지 외면하고 있다. 건설일용노동조합 또한 원청 자본의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검찰의 공안탄압으로 수십명이 구속수배되어 이 차가운 겨울, 명동성당에서 수십일째 농성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화물연대의 투쟁이 노동자로서 인정받지 못하며 착취당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한 것이고, 이용석 열사의 죽음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폭로한 것이라면, 박일수 동지의 죽음은 간접고용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준 것이다.

"신성해야될 일터가 부정, 부패, 비리, 착취, 멸시, 불신, 박탈감 ......... 이런 현실이 세상에 밝혀지고 대수술이 없는 한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는 희망과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박일수 동지의 유서 중에서)

그렇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고인의 죽음을 슬퍼할 시간조차 없다. 이토록 처참하고 비참한 현실을 대대적으로 알려내고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 다시는 박일수 동지같은 아픔과 설움이 없도록,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투쟁으로, 투쟁으로 나서는 길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전국비정규직노동조합대표자연대회의(준)은 박일수 동지의 죽음을 결코 헛되이 지나칠 수 없다. 비록 가진 힘은 작을지라도 이 사건의 진짜 책임자인 노무현 신자유주의 정권과 자본에게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되갚아주기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다.


- 비정규직 차별 철폐! 정규직화 쟁취하자!
- 현대중공업과 인터기업은 유족에게 사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 비정규직 노조활동 보장하고 부당해고 철회하라!
- 현대판 노예제도 사내하청 철폐하고 즉각 정규직화하라!



2003. 02. 14.

전국비정규직노동조합대표자연대회의(준)


  • ?
    veryape 2004.02.15 02:13
    더 이상 우리 노동형제를 죽이지 마라...참여정부의 선진 노사문화는 노동자의 죽음을 원하는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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