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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을 비호하지 말라"
|미디어 바로보기|

양문석 EBS 정책위원

김우중이 들어오던 날, 피를 토하는 분노의 함성이 드넓은 인천공항청사를 뒤흔들었다. 특히 대우해고자들은 김우중을 성토하는 한편 한국언론을 강력히 비난했다. IMF 구제금융 대재난이 닥쳐올 때 언론들은 이에 대해서 한 마디도 예고하지 않았고, 심지어 이 대재난의 주범이라 할 김우중을 비호까지 했다는 것이다.

한 대우해고자의 '질타'
현장을 취재한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한때 '김우중 체포조'의 일원이던 노조원 유 모씨는 "여기서 몸싸움 해가며 서로 좋은 그림 찍겠다고 발버둥치면 바른 언론이냐"며 취재경쟁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유 씨는 또 "한국언론은 노조가 '구조조정 동의안'에 서명하지 않아 대우가 부도났다고 몰아갔다"면서 "김우중을 체포하지 않고 비호한 정권에 대해 문제제기 한 언론이 있었느냐"고 비판했다고 한다. 그는 "노조 편 드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며 "진짜언론이고 기자라면 대우사태에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이라도 해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단다.
유 씨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다. 또한 '원칙적으로 따지면' 그의 주장이 맞다. 적어도 언론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과연 97년 언론상황에서 그가 지적하고 있는 본질보도와 정치권력 비판이 가능했는지 되돌아보면서 오늘의 실천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방송은 김영삼 정권과 김대중 정권이 이미 장악한 상태였고, 신문은 조중동 천하였다. YS와 DJ가 김우중의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수수했다는 것이 사실처럼 퍼져 있었지만, 당시 어느 방송사가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며, 어느 신문사가 김우중을 비판할 수 있었을까.
당시 한국언론은 정치권력, 자본에 이중으로 종속된 굴레를 코에 끼고 살면서 오히려 이 굴레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 굴종의 습관을 몸에 익힌 집단이었다. 특히 뉴스를 담당하는 방송사 보도국은, 노사가 따로 없이, 정치권력의 풍향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줄서기와 눈치보기에 민감했다. 또한 조중동은 이미 김영삼 정권을 자신들 손으로 만들었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비록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지만 언제든지 자신들의 파워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거만'을 떨던 시절이다.
어찌 보면 이들의 침묵은 당연한 것이다. 또한 김우중의 '대국민 사기와 대규모 자본횡령'에 대해 조중동은 할 말을 할 수 없는 집단이기도 했다. 김대중 정권이 출범하고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자 현 주미대사인 홍석현이 세금포탈 혐의로 구속된다. 그리고 얼마 후 조선일보 사장 방상훈도, 동아일보 회장 김병관도 탈세혐의에 횡령죄까지 얹혀져 구속된다.
이런 작자들이 주인행세를 하는 조중동에 무슨 진실보도를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이들은 이미 김우중을 비판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자신들 스스로가 범죄집단이었기 때문에 감히 김우중을 구속 수사하라거나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라고 촉구할 자격을 이미 상실한 상황이었다. 수사의 칼끝이 언제든 자기 목을 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의 10년 전 김우중을 비호하던 한국언론. 지금은 어떤가.
근본문제인 김우중의 경제사기극을 가능케 했던 '재벌불사'의 미신이 해소되었는지 되짚어 보면 개선된 건 거의 없다는, 아니 해악이 더 심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재벌의 광고비에 의존해야 하는 대다수 한국언론이 김우중을 은연중에 '돌아온 영웅'으로 몰아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재벌그룹 광고 없이도 존속하고, 정치·경제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며 언론의 기본사명을 다하고 있는 인터넷신문의 존재다. 또한 자본권력의 품안에 흠뻑 빠져 똥오줌 못 가리는 조중동 같은 집단과 달리 권력과 자본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착실히 수행한 몇몇 일간지가 있어 다행이다. 사안에 따라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보도를 하지만 가끔씩은 노동자 농민 등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반영해 주는 방송사도 있다.

저 언론들을 어찌할까
이런 언론이 김우중 관련 사건을 말 그대로 진실하게 보도토록 하려면 또 하나의 힘이 필요하다. 바로 강력한 비판과 비판만큼의 격려가 그것이다. 적을 적으로 포기하는 것보다 적을 아군으로, 아군이 안 되면 중립무력화시키는 개인의 노력이 모인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언론을 향해 '김우중을 비호하지 말라'고 먼저 말하고 함께 말하는 것이 실천이다.

2005년06월15일 16: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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