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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신지요. 제 소개부터 해야 하는 건가요? 음쩜셋이라고 합니다. 어...it 노동자는 아닙니다. 실패한 자영업자지요. (물론 컴퓨터는 있습니다. 거의 폐인 수준이지요. 햏자이기도 하다오... 쿨럭 ㅡ,ㅡ;;) 이 게시판에도 간간 링크되는 피플타임즈 그리고 깨손, 불온이스크라, 등등의 사이트들에서 눈팅도 하고 가끔 게시물도 올리고 하는 인터넷 아바타입니다.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제 친구 한 명이 여기를 알려줘서 두어 달 눈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친구 누구? 알아 맞춰 보세요. ^^;;

뭐랄까, 20세기가 지난지도 벌써 일천 날이 흐른 만큼 이 우라질 정보혁명의 시대에는 it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역할이 있다,는 상당히 무지막지하고 허풍스런 생각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제3자 개입'을 (^^) 좀 해보려고 틈새를 보고 있었는데, 그게, 그러니까...하하 이것 참...ㅡ,.ㅡ;;...뭐, 별 건 아닙니다. 노동조합이든 무슨 네트워크든 비스무레한 사이트들 돌아다니면서 그 우악스러움에 질려버렸달까, 그런 게 좀 있었습니다. 그런데 it 노동자들의 노조 (더구나 초동 주체들은 거의 개발자분들 같더군요.) 라길래 그 고도의 전문성과 발랄함 및 깜찍함으로 보다 높은 내공의 '노동자 전자 네트워크'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지금 갖고 있는 중입니다. 국외자이긴 하지만 그런 움직임에 눈팅, 혹은 댓글로써의 힘이라도 보탰으면 하는 게 제 바램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그러니, 노동자도 아닌 시키가 와서 깝죽대는 건 못봐주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미리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아, 물론 그런 말씀 하신다고 해서 제가 꺼지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

오늘은 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아까 친구랑 메신저를 하다가 나온 얘기가 있어서 게임 하나 소개드리려고 부득불 고개 들이밀었습니다. 무슨 게임이냐면, 보드 게임 중 하나인 <번 레이트 (Burn Rate)>입니다. 이 게임, it 노동자들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임입니다. 보드 게임이 it 노동자랑 뭔 상관이냐? 게임의 테마가 닷컴 기업의 망쇠에 관한 것이거든요. 간략하게 게임 소개를 해드리지요.

일단 표현에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it 기업의 흥망성쇠'가 아니라 'it 기업의 망쇠'를 테마로 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각각 닷컴 기업의 경영자가 되는데, 자신의 회사는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 다만 늦게 망하는 사람이 승자가 될 뿐입니다. 자본주의는 장기적으로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라는 숙명에 시달리게 되는데 여기에는 경쟁이라는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을 하겠지요. 그런데 이윤율 제로인 상황에서 경쟁이 촉발되면?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지겠지요. 이게 <번 레이트>의 기본 컨셉입니다. 특히, 이 게임의 백미는 연인+깍두기의 3인용에서 커플에 의한 깍두기 집단 다구리라는...ㅡ.,ㅡ...

게임에 사용되는 카드는 크게 보아 두 가지 종류입니다. 하나는 직원 카드이고, 다른 하나는 액션 카드이지요. 직원 카드는 경영팀, 인사팀, 영업팀, 개발팀의 네 개 부서로 나뉘어지고, 액션 카드들도 해당 부서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초기에 100씩의 머니를 받고 출발하게 되는데, 매 차례마다 자기가 고용한 직원들에 대해서 인건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다른 비용의 지출은 없습니다. ㅡ.ㅡ;;) 결국 게임에서 승리하기 (늦게 망하기) 위해서는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 해야 합니다. 음...좀 껄끄럽지요? 원래 보드 게임이란 게 좀 자본주의적이니까요.

직원 카드는 각각의 능력치와 급여가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직원은 좋은 능력에 적은 급여를 받는가 하면 어떤 직원은 능력은 후진데 급여가 높습니다. 직원의 능력치는 액션 카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 게임은 액션 카드를 사용하면서 진행이 되는데, 각각의 액션 카드에는 그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직원의 능력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높은 능력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어야 자기한테 유리한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고,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할 수도 있지요.

경영팀에는 펀딩 카드가 있는데,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돈을 벌게 해줍니다. 인사팀에는 고용 카드와 해고 카드가 있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직원을 고용하게 만드는 Bad Hire와 상대방의 직원 카드를 빼앗아오는 Poach 도 있습니다. 영업팀 소속 액션 카드는 별로 '영업'에 관계된 게 아닙니다. (ㅡ.,ㅡ;) Bad Idea 라는 공격용 카드가 영업팀의 카드입니다. 온라인 식료품 쇼핑몰, 무료 음악 서비스, 가격 지정 경매, 등등의 "누군가를 망하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 카드들을 상대방에게 사용하는 것이지요. 공격을 받은 상대 플레이어는 릴리즈 카드를 사용해서 프로젝트를 폐기하지 않는 한, 반드시 그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합니다. 당연히 개발자들이 필요하겠지요? 개발팀 직원카드에는 엔지니어들이 있습니다. Bad Idea를 진행할 엔지니어들을 고용해야 하고, 그만큼 인건비 지출이 높아집니다. 아이디어 다섯 개 정도의 공격을 당할 경우 세 바퀴 정도 돌고 나면 파산하는 게 일반적입지요. 흐흐.

위와 같은 기본 구조에 보태어,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것으로 '팀장'이라는 룰이 있습니다. 하나의 부서에 두 명 이상의 직원이 있을 경우, 능력이 높은 직원이 팀장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팀장의 능력이 바로 그 팀의 능력이 됩니다. 그런데 부사장(VP)이 있을 경우에는 부사장이 무조건 팀장이 됩니다. 부사장의 능력이 좋으냐구요? 능력이 전혀 없는 부사장이 있어야 게임이 되겠지요. 영업팀 소속의 부사장 Dawn Ledbetter 는 능력치 제로입니다. 부하 직원들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팀장 능력이 드러워서 Bad Idea 공격에 완전히 노출되게 됩니다. 개발팀의 대머리 아저씨 Bod Headstein 도 능력치 제로입니다. 상대가 Bad Idea 공격을 해올 경우 Release 카드를 사용해서 프로젝트를 폐기할 수 있는데, Headstein 아저씨가 부사장으로 버티고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릴리즈 카드가 거의 없습니다. 아이디어란 아이디어는 전부 받아서 추진하는 무지막지한 기업이 되는 거지요. 바닥에 이런 부사장들이 펼쳐져 있는 경우에는 Bad Hire를 이용해 상대방한테 고용을 시켜주게 됩니다. ^^;;

제가 너무 재미있게 설명을 해서 (뭐, 뭐냐...ㅡ.ㅡ;;) 혹 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뭐, 별 다섯 개 만땅의 추천은 아닙니다. 다만 it쪽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Bad Idea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그 시니컬함에 슬그머니 웃게 되는 재미가 있지요. 또, 보드게임이란 건 원래 플레이어를 타거든요. 화기애애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원하는 분들은 별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전략을 (사실은 꼼수를) 통해 상대방을 패망시키는 데 흥미를 갖고 있는 분들은 아마 재미있게 플레이 하실 수 있을 테구요. 또한 아무리 균형을 맞추려고 해도 결국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왕따와 집단 다구리에 빠져 들고 있는 자아을 발견하게 되는 의외의 철학적인 깨달음(?)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Bad Idea 공격을 받으면 엔지니어가 필요한데 만약에 엔지니어가 부족할 경우에는 자유계약직-비정규직을 고용해야 하는 게 이 게임의 규칙인데요, 비정규직의 급여가 정규직보다 높거든요. (ㅡ.ㅡ;;) 바로 그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게 되면 회사가 일찍 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만 빼면 실제 자본-노동의 룰들이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때문에 고용되어 있던 비정규직은 해당 프로젝트가 폐기되면 정식 해고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그냥 날려버릴 수가 있지요. 크크.

전반적으로는 냉소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경영팀에서 펀딩을 받는 것 빼고는 돈을 버는 게 없다던지, 닷컴 기업과 관련된 아이디어는 오로지 회사를 망하게 할 뿐이라던지, 등등의 컨셉들이 말이죠. 어쩌면 it 노동자로써는 불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문득 드는군요. 하지만 뭐 게임은 게임일 뿐이지 않겠습니까? 걍 웃고 삽시다. ^^;;

대충 맺겠습니다. 나중에 또 서로가 적절하게 즐길(?) 만한, 혹은 공유할 만한 얘기꺼리, 고민꺼리가 있으면 주둥이 내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이~~

아 참, <번레이트>는 최근에 한글판이 나왔습니다. 카드의 지시문들이 한글화 되었기 때문에 게임 즐기기가 아무래도 쉽더군요. 그리고 보드 게임에 익숙치 않은 분들이 이 게임을 처음 할 경우에는 카드 사용이 좀 낯설 수도 있을 겁니다. 그 고비(?)만 넘기면 난이도는 평이한 게임이지요.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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