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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파업 그 자체가 비리인가?

이번 현대차 파업사태는 한인희님의 우려처럼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현대차 파업은 노사가 협상에 협상을 거듭한 끝에 17일 마침내 성과급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로 노사 양측 모두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여론이 노동자의 정당한 파업을 마녀사냥식으로 비리와 이기주의로 매도하는 것 또한 다시 한번 생각

해볼 문제입니다. 몇몇 간부와 실무자들의 비리 문제와 정당하게 맺은 노사간 단협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여 파업을

선택하게 만든 문제는 분명 구별되어야 합니다.


현대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성과급에 대한 합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년말에 이르러 현자노조 내부적으로 노조

창립기념품 선정 지급과 관련하여 실무책임자의 비리가 드러나 집행부가 중도하차하고 연초부터 새로운 집행부 선거에

돌입하는 혼란이 빚어지게 되었습니다. 사측은 이 혼란을 틈타 돌연 단협의 약속을 파기하고 강경노선으로 선회하였습

니다.

사측의 강경 선회는 이 혼란을 이용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정부의 대 노동 강경정책 입장 고수에 적극 편승하려는 의도

에서 사태가 심각해진 것입니다. 뿐 만 아니라 2003년에 마무리된 이헌구 현대차 전 노조위원장의 금품수수 사건을

하필 이 시점에서 다시 울산지검에서 문제 삼는 것을 볼 때 그 의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단체교섭을 통해 만들어진 단체협상안은 헌법이 보호하는 정당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이 너무도 정당한 단협안을

지켜낼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의 본질이 노조를 무기력화하고 이를 통해 연초부터 노동운동 전체를 고립시키려는

의도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파업은 정당한 것입니다. 일부 간부의 비리와 정당한 파업을 한묶음으로

비난하고 경제논리만으로 노동자의 정당한 파업을 비난한다면, 정당한 노동자의 노동3권은 영원히 보장받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의 자기반성과 자기정화

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노조의 금품 수수 비리 사실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며 안타깝고 비통한 일입니다.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근로기준법을 지키라 외치며 산화해간 전태일 열사.

60,70년대 암울한 군사독재에 맞서 똥물을 맞으면서까지 처절히 싸워온 동일방직과 YH무역의 여성노동자들.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경과하며 피와 눈물로 만들고 지켜나간 80년대 민주노조 건설과 사수의 역사.

이러한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과 땀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민주노총입니다.

이 자랑스러운 노동자의 피눈물어린 역사와 조직이 이러한 몇몇 간부의 비리로 얼룩지고 그 명예와 정신이 훼손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민주노조 운동의 자기반성과 정화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대절명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일부 노조

집행부의 문제점으로 전체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과 단결과 연대정신이 훼손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차가운 길거리에서 생존권과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60%를 넘어가고 이미 노동자의 과반수를 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 비정규악법과

노사관계로드맵이 정.경.국회의 담합에 의해 통과되었고, 2007년 새해 벽두부터 KTX에 이어 새마을호 승무원, 법원

비정규직 해고사태가 줄줄이 사탕으로 이 악법의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갈수록 비정규직의 수는 늘어만

갈 것이고 더욱 힘든 삶으로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직도 열악합니

다.


여전히 민주노조와 비정규직 투쟁의 교두보로 중요한 민주노총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미조직된 중소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민주노총을 강화하는 것은

민주노총의 자기정화와 강화에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과반수를 차지한는 중소영세 비정규직 노동

자를 조직하고 이들을 대변하고 이들의 권익을 지켜나갈 수 있을 때 민주노총은 진정한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

조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움직임에 가장 열성적으로 노력하고 투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비정규직 그 자신들이며, 민주노총의 중요

한 주체로 나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의 현장에서는 아직도 건전하고 민주적인 노동운동의 정신을 지켜내며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주체들이 있기에 아직도 민주노총은 희망이 있으며 저희가

함께 지고 같이 풀어나가야할 상급단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작년 말 정부는 노사관계 로드맵을 통과시키기 위해 한국노총과 담합을 하였습니다.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유예

하는 대신 복수노조 인정을 유예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복수노조 불인정 항목은 군사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악법입니다.

이 악법은 그동안 비정규직들이 노조를 만드는데 많은 어려움을 주었던 걸림돌이었습니다. 2000년 초반 비정규직 투쟁

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KT 비정규직 노조도 이 문제로 정규직 노조와의 갈등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노조 항목을 볼모로 한국노총은 비정규직들의 처절한 투쟁을 외면하고 배반한 것입니다. 이런

한국노총을 가입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전에 한 선배노동운동가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항상 노동운동은 가장 열악하고 취약한 노동자들의 권리와 권익에 가장 많은 힘을 쏟고 집중할 때만이 노조가 건강

하며 전체 노동자의 대의를 보호하고 대변할 수 있다."


기업별 노조의 한계와 산별노조 운동

현대차 노조에서 나타났던 비리와 현 노동운동의 침체는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일 수 있습니다. 산별노조를 없애고

기업별 노조를 노조 설립의 조건으로 노동법을 개악한 것은, 바로 광주 학살을 토대로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정권입

다. 외국에서는 기업별 노조를 이른바 "황견노조"라 하여 아예 어용노조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조가

기업별 노조임에도 건강성과 노동자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한 사업장에서 노조를 만들더라도 죽음을 각오할 정도

투쟁성을 담보해야만 했던 군사정권의 폐쇄적인 사회질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이러한 전통과 정

신으로 건강성을 지켜낼 수 있는 것도 한계에 달한 것입니다. 비정규직과 조직되지 않은 대부분의 노동자를 포괄하기

에는 해당 기업에 포함되어야만 하는 기업별 노조의 폐쇄성과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산별노조

건설은 이제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산별노조의 건설은 중소영세 비정규직 노동

자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지켜내고 대변하면서 노조로 포함되지 않은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건설될 때만이

힘을 얻을 수 있으며 기업별 노조의 한계와 문제들을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IT산업노조는 출발에

서부터 산별을 지향하며 건설해 나가고 있습니다.


영세사업장, 비정규직이 대다수인 IT산업 노동자 - 비정규직 투쟁, 남의 일이 아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국 정보처리 관련 사업장 가운데 92%가 50인 이하 사업장이며, 77%가 20인 이하로 대부분

아주 영세한 규모입니다. 이 사업장들은 대부분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노동자들 대부분이

파견근무를 하는 파견 혹은 하청노동자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정규직 근로자라고 생각

하고 있지만 사실 간접고용 파견근로자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노조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한 사업장에 근무하는 평균

근속년수가 1.8년으로 채 2년도 되지 않습니다. 다시말해 중소영세 사업장의 파견 하청 노동자들은 사실 비정규직에

다름 아닙니다. 또한 노동조합으로 상담들어오는 노동자 중 날이 갈수록 계약직(프리랜서)이 늘어나고 있으며

대부분 프리랜서란 명분하에 근로기준법에서 보호받는 기본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IT산업에서 이러한 중소영세 비정규직들은 장시간 노동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인해 재교육과 자기개발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기본적인 근로기준법도 지켜지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볼 때 중소영세 비정규직의 투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며 미래라는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IT노동자들이 나서야 합니다. 저희같은

중소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우리의 권리를 찾을 때, 그리고 그 힘들이 모일 때만이 현재의

노동운동은 변화하고 그 건강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IT 노동자 여러분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동참 부탁드립니다.



장문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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