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당하고 약 1달간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깨어났을 때, 미처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혼미한 희식 속에서도 내가 찾았던 음식은 '피자'였다.
그 때까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었는데...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심히 꺼리는 내가 봤을 때에도 상당히 맛있어 보였나 보다.
그 후로 난 피자를 가끔 먹었고 그 맛은 지금까지도 내가 이전에 상상하던 이상으로 맛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잘 나가는 피자 상표는 굴지의 국제기업이 운영하는 것이었고 신자유주의의 첨병으로 활약하는 것이었다. 전문적인 제작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피자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 나는 그들의 배를 불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런 고정관념 속에 살면서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 하는가?
나는 토요일 저녁, 직접 피자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맛은 처음 상상했던 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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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자의 토핑으로 얹을 재료들을 썰어서 준비한다. 나는 양송이버섯, 피망, 양파, 베이컨, 햄 소시지 , 청양고추(치즈의 느끼한 맛을 상쇄시키는데 그만이다.) 등을 사용했다.
2. 피자의 도우를 반죽한다. 밀가루에 적당량의 우유와 달걀을 넣고 반죽한다. 칼국수, 또는 수제비 반죽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3. 밀대로 밀어서 넓게 편 도우을 프라이팬에 넓게 깐다.
4. 펼쳐진 도우에 피자 소스를 잘 펴서 바르고 데코레이션을 고려하며 토핑을 얹는다.
5. 토핑 위에 피자치즈를 충분히 뿌리고 뚜껑을 덮어 약한 불로 한참 익힌다. 이때 불이 세면 치즈가 충분히 녹기 전에 도우가 타 버릴 수 있으므로 가장 약한 불로 충분한 시간 동안 익혀야 한다.
6. 다 익은 피자를 먹을 때에 맥주 한 잔 곁들이면 거의 죽음이다.
* 마치 자기들만 전문 기술을 갖고 있는 것처럼 거대한 자본의 위력으로 덤벼드는 신자유주의의 첨병에 주눅들지 말자. 집에 있는 프라이팬만 갖고도 충분히 더 맛있는 당신의 피자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생활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신자유주의에 균열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