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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04 12:27

[펌] 나는 모릅니다.

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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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릅니다
나는 모릅니다.
방랑야인(badlands), 2003/08/27 오후 3:55:25  

나는 모릅니다.
파시스트 국가주의자들은 나에게 희생적 애국을 세뇌시켰음을 모릅니다. 그들은 나에게 애국자가 되어야 함을을 강조했습니다.
지금당장 빚더미에 떠밀려 생계가 파탄이 나더라도, 나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배웠습니다. 왜 애국을 해야 하는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애국시민이라고만 배웠습니다. 이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쓰러지고 나면 국가는 아무 필요가 없어짐을 나는 모릅니다.

나는 모릅니다.
그들은 국가가 최우선이라는 미명하에 독재타도를 외친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하고 학살했음을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파쇼적 잔재가 남아있다는것을 나는 모릅니다. 국가라는 전체를 먼저생각해야 한다는 전체주의적 발상을 충실히 따라갈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노무현 정권이 강제 압수. 수색하는 모습에서 파쇼적 잔재를 보지 못합니다. 강제적이고 폭압적인 공포정치 시절에 충실히 길들여져있기 때문입니다. 그시절의 문화가 나의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다는것을 모르고, 그것이 은연중에 나의 상념으로 표출됨을 모릅니다. 그래서 노무현이 휘두르는 공권력의 몽둥이질에 박수를 보낼 따름입니다.

나는 모릅니다.
나는 언론을 통해서 파업은 나쁜것이라고 배웠습니다. 파업이 노동자의 권리였음은 한번도 배운적이 없습니다. 어렸을때 TV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파업을 하는 노동자나 민주화를 외치는 대학생들은 빨갱이와 간첩으로 몰려 경찰서로 잡혀가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다는것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세월이 흐르니 저절로 세상이 변한것만 같을 뿐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파업사태를 보면 무조건 나쁜것이라는 생각밖엔 않듭니다.

나는 모릅니다.
그들이 왜 파업을 했는지 그 이유와 과정은 잘 모릅니다. 다단계 알선으로 이중 삼중 착취를 당하고,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며 운전대를 잡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새우잠을 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없습니다. 그들이 왜 과속운전을 해야만 하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저 달리는 화물차에 삿대질만 할뿐입니다. 화물차만 보면 미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월 소득 70만원인 화물노동자가 불법주차로 십수만원의 과태료 딱지를 떼이는것이 고소할 뿐입니다.
언론에서는 경제적 손실이라는 "결과"만 이야기 했지, 왜 파업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원인"은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모릅니다. 조중동과 보수언론이 나쁘다고만 하니까 나쁜것만 같을 뿐입니다. 나는 무조건 파업은 나쁜것이라는 돌쇠같은 굳은신념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박정희 장군은 나의 부모에게 참아야 한다는것을 가르쳤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것을 가르쳤습니다. 착하고 무지한 우리 부모님은 그말을 새겨들었습니다. 지금은 나도 허리띠를 졸라메는데, 좀 불편하기는 합니다. 어떤사람들은 불편하다 못해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자살까지 합니다. 박상준씨가 늘어가는 빚더미속에 목숨을 끊고 고성학씨가 사주의 해고협박과 늘어가는 은행부채에 목을 메었습니다. 그들이 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는지를 모릅니다. 그것이 나에게도 다가 올 수 있는 일임을 모릅니다.
그저 무능한 한 사람의 책임인듯 하기만 합니다. 사회가 무능한 사람을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모릅니다.
모르는 체로 부모님 처럼 참고만 살아가야 합니다.
경기가 침체일때는 경제를 살리기위해 참아야합니다.
경기가 호황이면 더욱 성장해나가야하기 때문에 참아야합니다.
그냥 참아야 한다고만 배웠을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참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참는 사람은 영원히 참아야한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모든 정권은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모두가 경제발전을 노래했습니다. 국가가 노래하고 언론이 노래하고 나도 그 노래를 따라 부를뿐입니다. 그러나 사실, 경제발전의 끝은 어디인지 모릅니다. 왜 경제발전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모릅니다.
모두가 잘 살 수 있는것이 경제발전의 결과임을 모릅니다.
그냥 나혼자만 잘 살게 되면 행복할것 같습니다. 그 행복을 찾기위해 오늘도 시키는대로 묵묵히 살아갈뿐입니다. 그러나 정말로 그 행복이 나에게 다가올런지는 자신할 수 없습니다.


나는 모릅니다.
문제가 보일때는 잠시 제동을 걸고 멈춰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모릅니다. 물류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모두가 멈춰서서 그것을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것을 모릅니다. 그냥 문제점을 제기한 사람이 미울 뿐입니다. 나는 달려야 하는데 저들은 왜 저러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잠시 멈춰 서있음으로 인해, 더 멀리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음을 모릅니다. 그냥 앞만보고 달려야 한다고 배웠을 뿐입니다.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무시하고 그냥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얼마 못가 또 한번 넘어지리란것을 나는 모릅니다.

나는 모릅니다.
그냥 덮어두면 저절로 해결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까요? 그냥 조용하기만 했으면 합니다. 조용히.. 오늘도 조용히.. 그렇게 하루를 넘겼으면 합니다.

말콤엑스는 말했습니다. 자신이 노예임을 모르는것처럼 불행한것은 없다고.. 그러나 나는 노예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그만일뿐입니다. 그냥 모르는체로 살아가면 편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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