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은 구로쪽에 있습니다.
상가건물에 뭔 바퀴나올것같은 작은 사무실에 화분 큰거 가져다 놓고 영세로 있더군요.
거기 있던 분은 두분이었고 한분이 제가 면접봤던 사장님.
그리고 또 한번은 솔직히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팀장이나 이사님이겠죠..
딱 봐도 아 이거 보도방인데 제대로 걸렸구나 싶었습니다.
사장은 대머리인데 개발자를 등처먹고 좋을걸 잡수셔서 그런지 머리털이 약간 생기고 있는중으로 보였습니다.
사무실 문 여니까 면접땜에 왔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하고 맞은편에 앉으니까 어딜 앉냐면서
내가 앉으라고 말 안했는데 왜 앉냐면서 방귀를 한방 크게 끼시며 읏차! 하시더니 군대갔다왔냐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육군만기 제대했다니까 요즘 군대가 얘들 군대냐며 당나라군 갔다왔냐고 갑자기 군대얘기를 꺼내는 것이엿습니다.
조금 놀라서 듣고 있으니까 본인은 해병대 출신이고 제대하자마자 IT쪽 배워서 한창때는 한국에 알아주는 개발자였으며
안철수 교수와 친구이고 V3같은거 사실 내가 먼저 생각해낸거다 하시더니 우리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는것이엇습니다..
제가 당황해서 좀 멍하게 있으니까 갑자기 쫄지 말라고 목이 마르냐며 일어나시더니 차 한잔 주겠다며
자신이 마시던 컵을 그대로 들고 뜨거운 물을 따른다음 녹차티백을 띄어서 주더군요..
역겨웠습니다.. 그래도 안마시면 또 뭐라 할것 같아서 마셨지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회사에 대해 자랑을 하시는데 삼성구룹하고도 일하다 분사된거고 금융권쪽 SI도 거의 우리쪽 프로젝트가
많다 파견나가 있는 인원만 해도 50명 가까이 될거다 하시는데 자세히 얘기들어보면 업체 갑을병정중 병도 아니고
'정'정도 되는것 같더군요.
그러더니 제가 말이 없으니까 남자가 말이 없는게 무게감이 있고 마음에 든다며 계약하자 하시고 연봉 2000마넌 부르더군요
JAVA개발 2년 경력인데요
그리고 대화하시면서 방귀만 무려 5번은 넘게 끼신것 같습니다.
장이 안좋으신지 사무실에 썩은 하수구 냄새가 진동해서 정신을 차리기도 힘들었구요..
덕분에 멍하니 얘기만 듣다 정신도 못차리고 있다가 문득 얼떨결에 계약까지 될것 같은 공포감에 죄송한데 안될것 같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거절하고 나올때 방귀한방 더 뀌시면서 내 시간 어쩔거냐고 시간당 자신의 수당이 10만원넘는다 하시며 따지시길래
못들은 샘치고 나왔습니다...
당분간 악몽을 꿀것 같네요.. 다음주까지는 그냥 면접 안다니고 기술공부나 하며 쉴려구요..
회사 이름 떠올리기도 싫고 혹시 저 면접봤던 사장님하고 다시 말을 하게될 경우가 생길것이 걱정되서 회사이름은
적지 않겠읍니다..
그분 얼굴 함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