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노조 사무국장입니다.
지난 공판 때 조금 늦은 기억 때문에 이번엔 서둘렀습니다.
재판이 있기 한 시간 전 2시 30분에 중앙지방법원 도착.
양모씨 만나서 시원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마음을 달래고
재판이 예정된 463호 법정을 찾았습니다.
법정 앞에서 만난 농협 측의 변호사.
"1차공판에서 사인이 위조되었음을 인정하더니 왜 2차 공판에서는 말을 바꿨냐?"
따지는 양모씨에게
"사인이 위조되었을 가능성을 인정했지 위조되었다고 인정한 사실은 없다."
말인지 막걸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개드립 작렬.
양모씨 짜증이 폭발할 위기일발의 상황이었으나 진정하고 상황 마무리.
법정 안에서는 1시부터 시작한 이전 재판 진행중.
예정된 시간을 20분 넘긴 3시 50분이 되어서야 양모씨 재판 시작.
3차공판에서는 증인을 소환해서 증언을 듣기로 했으나
현재 농협정보시스템에서 근무하고 있는 증인 2명은 아무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작년 10월까지 증언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던 사람들이
최근에는 그런 말 한 적 없다, 증언 못하겠다 하거나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증인들에 대한 사측의 압박 및 회유 가능성을 얘기하며 중인들을 강제구인 해줄 것을 요청하는 양모씨에게
농협측 변호사는
"추측에 근거해서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면서
개드립 1발 추가.
판사는 기존에 양모씨 측에서 신청했던 증인 2명 외에
한 사람 을 더 증인으로 소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함.
8월 23일 있을 4차 공판에 3명의 증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이후 강제구인하는 것으로 결정.
증인을 둘러싼 공방전 - 양모씨 판정승 1:0
이렇게 짧은 재판을 마치려는 찰나.
양모씨가 재판 전에 농협 측 변호사와 얼굴을 붉혔던 '위조사인을 둘러싼 말다툼'의 진실을 가려줄 것을 판사에게 요청.
농협 측 변호사는 아까와 같은 얘기만 반복.
개그 프로를 보는 듯...'이건 인정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녀~~'
잠시 양모씨와 관련된 형사소송 기록을 뒤적이던 판사는
"사인이 위조되었음은 이미 사측에서 인정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
사인 위조 여부를 둘러싼 공방전 - 양모씨 판정승 2:0
그렇게 재판은 9분만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증인들이 없는 상황에서 더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이 기다려온 피해자에 대한, 개인의 신분으로 사건의 진행을 힘겨워하는 약자에 대한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배려가 조금은 아쉬워지는 대목이었습니다.
3차 공판에서는 농협 측의 얄미운 행태로 판사가 양모씨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듯 했으나
결국 법정은 증거로 말하는 곳.
양모씨는 더욱 철저한 준비를 다짐하며 필승의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다음 공판은 8월 23일 16시. 몇 호 법정인지는 결정되면 공지하겠습니다.
양모씨에게 화이팅이라고 응원의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또한 토요일 오후1시에 출근해서 새벽1시에 퇴근.
일요일도 오후12시에 출근해서 새벽1시에 퇴근.
물론 평일도 9시까지 출근해서 밤12시30분퇴근.
국민은행 프로젝트였지만
이런생활을 해본 사람으로서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농협은 업무강도가 쎄기로 유명한 곳인데. 양모씨님의 완승을 기원합니다.
증인해준다고 했던분들 자신에게 인사상 불이익이 올까봐 그러는건데요.
그렇다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그것또한 농협의 페어플레이가 아닌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