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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업 조심하세요.

by anonymous posted Dec 06, 2017 Views 1607 Likes 3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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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IT노동자

현 정부 들어 4차 산업혁명이나 IoT 기반 사업에 엄청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벤처 창업과 비슷한 형태의 스타트 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경험담인데 사업계획서에 IoT나 Smart Factory, e-Commerce 등의 수식어를 남발하는 비 IT 스타트 업의 사례입니다.

 

엄청난 투자를 받아 제조·유통 분야의 쿠팡을 만들거라고 떠들고 다니는데 현실은 IT와 무관한 구멍가게 많습니다. 극소수의 개발 인력 뽑아놓고, 돈 끌어모으기 위해 IT를 빙자한 코스프레를 하고 있고요.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니 분석/설계 단계부터 도무지 업무에 대한 개념조차 없더군요. 약속했던 인프라나 인력의 보강 또한 없었습니다. 그냥 소수의 인력이 매일 밤 늦게까지 작업해서 결과물이 비슷하게 나오면 그거 들고 투자받을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받아도 IT에 집중하면 좋으련만, 전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사옥 지을거라는 헛웃음 나오는 얘기마저 하더군요.

 

혹시라도 스타트 업에 지원할 생각이 있거나, 몸 담고 있다면 아래 내용 생각해 보시기를...

 

1. 스타트 업이기에 열정, 희생이 필요하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혹사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

 

2. 실체가 없는 상황임에도 말인지 막걸리인지 모를 꿈같은 얘기들(알리바바, 아마존, 배달의 민족, 쿠팡)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한 인프라나 인력에 대한 논의 조차 없거나 풍성한 허언과 말잔치의 향연

 

4. 행여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투자 받은 돈이 엉뚱한 데 집행되고, 향후 투자계획에도 IT는 무관한 경우

 

5. 투자자가 방문한 개발 부서에는 다수의 책상에 극소수의 개발자만 앉아 있는데도, 투자자에게 엄청난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떠벌리는 경우

 

6. 내가 사장이라는 생각을 갖고 일하라며, 직원들 인사 평가 계획에는 "보상"에 대한 부분은 전무

 

7. 사장 가족, 측근 꿈에 쩔어 대기업 오너라도 된 듯한 가오 잡기

 

8. 아닌 척, 착한 척, 순수한 척 연기하며, 온갖 추잡스러운 짓 하는 사장에 대한 가증스러움(나이도 어린데 작작 사기차고 다니지...)

 

이 프로젝트는 결국 보여주기 용이었고, 비슷하게라도 IT를 도입한다면 스타트업들끼리 서로 실적 밀어주기로 끝날 것 같더군요. 쫑 쳤습니다. 개인이나 사기업 투자도 있지만, 나라에서도 자금 받아다가 이 짓거리 하고 있으니 개발 직군을 가진 분들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생각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