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극과 극

by 스티치 posted Sep 0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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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힘든 취급 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보지 않아도 줄줄이 외울만큼 많은 사례를 접했으리라고 봅니다.
저도 4년차 웹디자이너로 이직을 6번이상 하였으며 대부분 망한 벤쳐들이고.. 그나마 직장의료보험을 가입한적은 딱 한번밖에 없었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일을 받아 집에서 작업한것으로 겨우 명맥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뭐.. 뻔한 이야기죠.
이곳은 푸념의 자리가 아님을 알기에 이런 구구한 얘기는 늘어놓지 않으려 합니다.

제가 주시하는 것은 극과 극을 달리는 IT업계의 양상입니다.
지난번 현대차 파업사태에서도 보았듯이 많은 일반 노동자들은 현대노조원의 엄청난 연봉에 놀랐고 다시 정정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그렇게 쳐도 우리보다 너무 많다" 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같은일 하는데 왜 니네만 많이 받고 니네만 노조하냐.. 라는 것이었습니다.

IT업계는 실로 더한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주변에 아는 지인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연봉 몇천만원이니.. 상여금이니.. 회사에서 차가 나왔느니.. 노트북이 나왔느니.. 하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됩니다.
저도 똑같이 일하는데 겨우 천몇백이 조금 되는 연봉에 매일 밤샘을 하며 회사에서 지급되는 것은 야근비와 밤참식대가 고작이지요.
뭐 그렇다고 해서 고연봉의 초인텔리 IT분들을 비방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분들이 앞서줘야 IT업계노동자들의 지위가 향상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IT도 여러 분야가 있게 마련인데.. 실상 각각의 분야들은 전혀 다른 직업이라고 해도 될만큼 대우나 업무량이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많은 차이점들을 모두 끌어안고 한 방향을 바라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제가 우려하는 것은 그러한 점입니다. 적당한 표현을 찾기는 힘들지만.. 비슷한 표현을 찾자면 "내분" 인 셈입니다.

부디 높은 위치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시는 많은 IT종사자분들도 이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길 빌며.. 또 저 아래에서 매일 밤샘하면서 자비를 털어 할증택시를 타고 의료보험도 안되고 취직증빙도 안되는 곳에서 일하는 분들도 이런저런 대우에 대한 문제를 토로하며 좋은 대우를 받는 분들에 대하여 고깝게 여기지 않도록.. 그런것을 바라는 것이지요.

모두가 함께 주도하는 연맹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러저러한 생각을 안고 오늘도 밤샘작업중입니다.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