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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노조 출범 이후] 온라인 활동 표방… 교섭상대 애매  



정보통신(IT)강국인 우리나라 IT 종사자들은 의외로 고달픈 하루를 보낸다.1억원짜리 프로젝트가 4,5단계 하도급을 거쳐 1000만원에 하청생산되기 일쑤다.벤처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대박’의 기회는 줄어들고 대신 근로여건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이에 따라 최근 IT종사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다.IT종사자들의 근로현실과 노조의 과제,업계의 시각 등을 알아본다.


웹 프로그래머 이진성(31)씨는 휴일에도 서울 광화문의 사무실로 출근한다.납품시한이 임박한 웹 구축 프로젝트 때문이다.휴일을 반납한다고 딱히 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정식직원이 아닌 파견근로자라는 신분 탓이다.


3년전 정통부와 노동부가 지원하는 IT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칠 때만 해도 ‘고소득 전문직’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부풀었다.하지만 3년차 파견근로자 이씨의 연봉은 중소기업체 신입사원 수준에 불과하다.빈번한 연장·휴일근무에 근무시간도 들쭉날쭉이다.이씨는 “멋모르는 사람들은 첨단직종에 종사하는 ‘신흥엘리트’라고 부러워하지만 근로환경과 임금수준은 차라리 3D업종에 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 노조’ 최초 표방


시스템 개발자,웹 프로그래머 등 IT산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한국정보통신산업 노동조합연맹’이 노동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지 20여일이 지났다.노조를 만들기로 한지 석달만인 지난달 19일 정식 설립인가를 받았다.


노동부는 당초 노조의 부위원장이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 노동자라는 이유로 신고필증 발급을 미뤄왔지만 IT산업의 특수성을 인정,설립신고서 제출 2개월만에 입장을 바꿨다.


IT노조는 출범 당시부터 노동계 안팎에서 적지않은 화제를 모았다.90년대 후반 벤처 기업의 단위사업장별 노조 설립은 몇차례 있었으나 산업별 노조 설립은 처음인 데다 기존의 노조활동에서 볼 수 없었던 ‘온라인 중심의 활동’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IT노조는 ▲노동 3권 쟁취 ▲IT노동자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 향상 ▲산업재해 추방 ▲하도급비리 등 IT부조리 척결 ▲성차별 철폐 등을 강령으로 내걸었다.하지만 현재 회원수는 1460명에 불과하다.올해 온라인 회원 1만명과 오프라인 조합원 1000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2002년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집계한 IT산업 종사자 수는 49만 5674명.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IT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을 훨씬 웃돌고 있다.


●빈번한 연장·휴일근무…“사실상 3D업종”


서울 삼성동의 물류업체에 파견돼 시스템 개발업무를 하고 있는 김모(33)씨는 “오전 8시30분 출근해 밤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시퇴근을 요구하면 당장 ‘갑’쪽에서 회사에 압력이 들어간다.”고 말했다.올해로 직장생활 4년째인 김씨는 그 동안 휴가로 찾아 쓴 날이 1주일도 채 안된다.


일부 직종의 지나치게 낮은 임금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디지털 콘텐츠 제작이나 웹 관리 직종은 근로시간에 비해 임금이 형편없다.서울 양평동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에서 일하는 양규헌(24)씨는 “하루 12시간 넘게 일해도 월급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에는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밀린 월급 3개월치를 몽땅 떼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이달 초 펴낸 ‘IT산업근로자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나 웹마스터의 경우 대졸자의 첫 근무지 평균월급이 150만원 미만으로 전체 IT산업 평균의 75% 수준이다.연구원측은 “조사결과 가상현실·애니메이션과 웹 관리업무 등 인력 부족률이 높은 직군일수록 임금수준 또한 낮았다.”면서 “이 같은 결과는 IT산업의 인력부족이 상당부분 저임금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IT노조측은 “IT노동자의 평균 임금이 전체 노동자 평균에 비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노동시간과 강도,노동조건 등을 감안한다면 사실상의 저임금”이라고 주장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 등 제도개혁활동 주력”


노조는 이 같은 저임금 구조의 원인으로 IT산업의 고질적인 하도급구조를 지목한다.노조 관계자는 “정부기관이나 관공서가 발주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뿐 아니라 일반기업의 3,4억짜리 물량들까지 대기업들이 독식하는 형편”이라면서 “대기업들도 자체인력을 투입하면 인건비가 높아지기 때문에 물량을 수주하면 마진을 떼고 중소 개발업체에 하청을 준다.”고 말했다.그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은 중소 개발업체 역시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보다 작은 소규모 개발업체나 파견업체에 다시 하청을 주게 되고 많게는 4,5단계까지 하도급구조가 형성된다.”면서 “여기서 피해를 보는 것은 중소업체나 파견업체에 근무하는 기술인력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생 IT노조로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무엇보다 노조활동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온라인 중심의 노조활동’을 표방했지만 노동계에서는 ‘조직력과 활동력’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게다가 ‘산업별 노조’를 표방한 이상 교섭상대가 될 만한 뚜렷한 사용자 단체가 있어야 하지만 적당한 상대를 찾기 어렵다.IT기업 대표들의 협의기구가 있지만 벤처 CEO들의 ‘친목모임’수준이다.IT노조측은 단기적으로는 정통부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시행령(대기업입찰제한법) 지지활동 등 산업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개혁 운동 등에 조합활동의 무게를 둘 계획이다.


새로운 형태의 IT노조가 정착돼 업체들과 공존의 길을 나아갈지 주목된다.


이세영기자 s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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