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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6일 경제현안 간담회에서 “ICT 업종은 특별 연장근로가 가능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ICT 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예외를 두겠다는 말은 얼핏 보면 그럴싸하지만, 실상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한 나라의 ‘경제부총리’가 ICT 산업에 만연한 기형적인 노동환경에 눈 감은 채 일방적으로 회사의 편에서 이야기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김부총리 발언의 요지는 ICT 산업이 특수하기 때문에 연장근로를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ICT 산업을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에 다름없다. 회사의 관리책임과 천재지변을 비롯한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한 예방 및 대응 미비 등의 문제를 모두 연장근로로 해결하겠다는 말이다. 노동자의 연장근로는 갈아 넣기만 하면 무엇이든 천하의 진미로 바꿔내는 마법의 가루라도 된다는 말인가? 마법의 가루라면 야근하며 먹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당장은, 관리체계의 미비로 발생하는 문제를 노동자의 야근과 특근과 철야 근무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위기를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한 경우는 지금도 찾아보기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가장 기본적인 개발조직 확보와 일정관리조차 체계가 잡히지 않은 탓에 늘 비상상황에 시달리는 것이 수많은 ICT 산업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ICT 산업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에 내던진 진짜 범인은 긴급장애가 아니다. 터무니없이 적은 인력으로 노동시간을 쏟아 부어야만 돌아가는 ICT 산업의 기형적인 산업구조와 무책임한 경영이다. 뼈에 스며든 장시간 노동은 건강을 해치고, 자기계발 및 재충전의 기회를 앗아가 결국 고급인력인 ICT 노동자들을 정년도 되기 전에 은퇴로 내몰고 있다.

 

장시간 초과 노동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로 인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수많은 휴먼 에러까지 발생하고 있다. 어제 야근한 동료가 만든 프로그램 코드가 낳은 버그가 오늘 내 야근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마는 것이 ICT 노동자들의 현실인 셈이다.

 

물론 아무리 대비해도 사라질 수 없는 것이 ‘긴급 장애대응’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예상치 못한 근무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로 인해 보장되지 못한 휴식을 사후에 보장하는 것은 왜 때문에 불가능한가?

 

20180629성명서.pdf

불과 얼마 전, ICT 노동자들 사이에는 ‘크런치’라는 말이 뜨겁게 오르내렸다. 쉴 새 없는 연속 노동, 끊임없는 연장 노동이 마치 필수 불가결한 것인 양 공공연하게 이루어져왔던 크런치는 만성적인 장시간 노동이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는지 보여준다. 아울러 프리랜서 도급과 하청이 정착한 SI 업계는 많은 수의 노동자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이름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52시간 근로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시간 노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처지에 처해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발언의 진의를 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ICT 산업 노동자의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을 막기 위해서는 초과근로만큼 일정기간 내에 대체휴무를 의무 지급하도록 해야 하고, 주당 추가근로가능시간 또한 명확히 규정되어 관리되어야 한다. 초과근로 시 노동부에 보고하고 허가를 반드시 득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김부총리는 이부분을 먼저 짚지 않고, 오로지 첨단 산업을 노동집약산업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기업의 편에 선 망언을 하고 말았다. 68시간으로 유권해석 되어있는 현행 노동시간조차 100시간 이상의 초장시간 노동으로 비웃어 왔던 곳이 바로 ICT 업계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도 기업들은 프로젝트 단위의 계약직 채용, 도급 고용, 파견과 하청 등을 통해 인건비를 최대한 절감해 왔다. 정규직 또한 포괄임금제라는 명목으로 공짜노동을 강요 받아온 역사가 있다. ICT 산업에 필요한 것은 사용자 마음대로 노동자를 연장근로 시킬 수 있는 엿가락 융통성이 아닌, 왜곡되어 불합리한 고용형태를 정상화하는 적폐청산이다. 긴급 장애대응 뿐만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정코 필요한 것은 추가노동이 아니라 추가인력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제라도 자신의 위치와 책임을 깨닫고,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온 ICT산업 노동자가 납득가능한 ‘연장근로 허가 요건 및 보상방침’을 다시 명확히 밝힘으로써, ICT 노동자들만을 비정상적 장시간 근로에 떠밀어 넣으려 하는게 아님을 진정성있게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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