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T노조 일터Q&A 게시판 운영자입니다. 

이 게시판을 이용하는 IT노동자 여러분들께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름없는 많은 IT노동자들이 이 게시판을 통해 오랫동안 자신의 경험을 기꺼이 다른 사람과 나눠주셨습니다.

자신이 겪은 부당한 피해를 다른 사람이 덜 겪을 수 있게 해주시고, IT산업에 만연한 부당한 처우 문제를 다 같이 인식할 수 있게 해주신 일터Q/A 게시판 이용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 동안 이 게시판에서 언급된 수많은 업체들이 포탈 검색을 통해 게시글을 발견하고, 글을 삭제하려는 시도를 해온 것은 익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정보인권 관련 법들이 최근 5~6년 동안 급격히 악화되면서 익명으로 경험을 나누는 것이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업체, 단체, 국가(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없는 개인들은 익명성 없이는 자유로운 발언 기회를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사실 여부와 무관한 명예훼손과 사이버모욕죄 등은 처음 만들어질때부터 "강자에 의한 여론 통제" 가능성 때문에 비판받고 시민단체들이 반대해 왔습니다. 그런 가능성들은 이미 현실화되어서, 이젠 더 이상 반박글과 덧글을 통해 사실관계를 다투거나 당사자와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게시판 운영자에게 접촉해서 글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은폐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직접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법을 악용해서 운영자를 압박해 간접적으로 여론을 조작하려는 것입니다. 

법이 나빠졌다고는 해도, 게시판을 이용하는 사람, 운영하는 사람이 현행법을 잘 이해하고 의지를 갖고 있으면 지금처럼 자유롭게 경험을 나누고 의견을 개진하는 공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게시판 운영자로서 어쩔 수 없이 현행법에 정해진대로 가끔식 30일간의 비공개 조치를 할 때가 있지만 가능하면 그마저도 하지 않고, 글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글에 대한 반박글을 올리고 직접 게시판 사용자 - IT노동자들과 소통하라는 권고를 업체들에게 하며 게시글에 가급적 손을 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게시판 말고는 IT노동자들의 관점에서 업체에 대해 그나마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곳이 없다보니, 이곳에 올라온 글은 구글을 비롯한 특정 포탈에서 자주 상위에 노출되는 편입니다. (대부분 포탈에는 업체에 대해 좋은 글만 넘칩니다. 아마 IT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 대부분의 포탈들이 업체들의 요청에 굴복한 것일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 게시판은 어느새 IT노동자뿐 아니라 업체 관련 사람들도 자주 들어오는 게시판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이 게시판을 비밀 게시판으로 하자는 의견이 자주 나오는 것은 이제 이 게시판 이용자 여러분도 예전과 달리 이런 점을 느끼고 불안해 하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약속드립니다

* 어떠한 경우에도 IT노조는 IT노동자의 편입니다. 

 업체가 귀찮게 하는거, 협박하는 거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익숙해지지 않고 짜증나고 화날때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당히 업체들과 타협해서 원칙없이 글을 삭제하거나 수정하지 않겠습니다. 

* 정보통신/인권 관련 법을 개선하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겠습니다. 

 IT노동자 여러분도 현행법을 개선하는 데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관심 있는 분은 지금 한국에서 정보인권 관련해 가장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진보넷( http://www.jinbo.net )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고, 행동도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게시판을 이용하는 IT노동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 지금처럼 소중한 경험을 계속 나눠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게시판은 완전한 익명 게시판으로서, 글쓴이를 추적하는 어떠한 장치도 없습니다. IP주소조차 남기지 않습니다. 법에 의해 로그인은 하셔야 하지만, DB에 ID가 필명으로 대체되어 들어가기 때문에 일단 쓰여진 글은 IT노조 집행부, 게시판 운영자도 알 수 없습니다. 당연히 경찰이 요청해도 제공할 수 없습니다.

* 고소, 고발 압박에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제 순사 시절도 아닌데, 경찰에 고소하면 겁낼 줄 알고 업체들이 짐짓 기세를 올려 협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협박하는 거 오래 상대하고 있어 보니, 업체들도 법을 제대로 알고 법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상대가 움츠려들 걸 예상하고 막 얘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메일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답장으로 "좀 더 알아보고 다시 메일 주세요" 이런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얽히기 시작하면 많이 귀찮아집니다. 겁먹기 보다 귀찮아서 많은 분들이 중간에 포기하실 겁니다. 이점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겁먹어서 물러서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서 경험 공유하느라 특정 업체에 대해 나쁜 말씀 하신거, 그 거 절대 "사회적으로 나쁜 행위" 아닙니다. 오히려 아름다운 행동이지요.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인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이지 경찰에 고소했다는 자체로 당장 큰일 나는 거 없습니다. 차분하게 대응하시고 법정에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 이런 각오로 임하시면 어떤 경우라도 충분히 싸울 수 있고, 거꾸로 이길 수도 있습니다. (이 게시판을 운영하면서 현행 정보통신 관련 법의 문제로 부득이하게 IT노조는 기계적으로 중립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습니다만, 직접 관여하지 않는 범위에서 법적 절차 진행에 대한 상담은 가능합니다.)

* 단지, 특정인의 실명 언급이나 과격한 표현은 주의해주시는게 좋겠습니다. 

* 게시판은 지금처럼 계속 익명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개게시판으로 하겠습니다. 

비밀게시판으로 하려면 "어디까지, 누구에게" 비밀로 할 것인지가 정해져야 합니다. 사이트 계정에 대해 업체 사람을 구분해서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지금 한국의 IT산업구조 속에서 그렇게 구분하는 행위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또한 아직 이 게시판을 모르는 IT노동자들이 정보를 이용하는데 제약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공개게시판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