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첨단지식산업 청년종사자 생활세계연구사업 인터뷰 대상자 지원안내

 

“지난해 3월 말 (...) 구로디지털단지 내에 있는 P업체에서 이력서와 경력증명서를 보내라고 연락이 왔어요. 며칠 후 (...) P업체 사장이 4월부터 3개월간 T업체에서

일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 한 달을 일했는데 보수가 안 나왔어요. (...) 3개월쯤 지난 어느 날 T업체 직원이 회사에 문제가 생겨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는 거예요.

P업체와 T업체 사장이 서로 짠 듯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 나중에야 알았지만 P업체는 인력파견회사였고 P업체와 T업체 사이에 6단계나 하도급 계약이

맺어져 있었습니다. P업체와 체결한 근로계약서를 들고 상위 하도급 6개 업체와 원청 업체에 밀린 임금을 달라고 매달렸지만 소용없었습니다. (...) 결국 죽도록

일하고 1000만 원을 날린 겁니다. 더 놀라웠던 건 3개월 프로젝트에 원청 업체가 T업체에 지급한 제 보수가 3000만 원이 넘는다는 거예요. 3000만 원이 8단계

하도급을 거치면서 1000만 원이 된 거죠.”

 

첨단지식산업 업종이 최근 창조경제에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라나 실제 이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충격적일 정도로 열악합니다. 위에 인용한 기사에서 보듯 20, 30대 청년으로 구성된 첨단지식산업 노동자들은 불법파견과 다단계 하도급 속에서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받지 못한 채 착취 받고 있습니다. 2013년도 7월에 국회사무처에서 작성한 연구보고서 <IT 노동자 근로실태조사 및 법·제도 개선방안>에서 진행한

인터뷰와 성공회대학교 노동사연구소에서 발간한《디지털시대의 노동자들》, <구로공단 지역 노사관계의 형성·전개와 노동시장 성격의 동질성>에서

공단지역 노동자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위 기사의 사례가 한 사람의 사례가 아닌 IT 노동시장의 모순적인 구조로 비롯된 전반적인 IT 노동자들의

사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20, 30대 첨단지식산업 종사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가장 구체적으로 조사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첨단지식산업 계통의 일자리는 사회통상적으로

좋은 일자리, 전망 있는 일자리, 전문적인 일자리, 고부가가치 일자리, 첨단지식의 일자리, 미래산업 주도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고, 우리 청년들에게도 선망의

일자리 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통상적 인식과 달리 실제 첨단지식산업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최악의 상황입니다. 2003년 IT버블이 붕괴한 이후, 첨단지식산업

계통에서 프로그래밍의 하청화, 디자인과 전문작업의 하청화가 심화되었습니다. 특히, ‘봉제산업 중심의 구로공단이 구조고도화 첨단화 계획에 따라 서울디지털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과정’과 ‘첨단지식산업 경제의 붕괴 과정’이 맞물리면서 서울디지털 산업단지의 첨단지식산업 생태계는 슬럼화 되었습니다.

그 결과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첨단지식산업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주간 80시간에 달하는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대개가 단발적인 프로젝트

수주에 의존하다보니 빈번한 임금 체불을 경험했습니다. 또한 일감 변동이 심하여 노동자들은 때로는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휴업 상태로

쉬는 일도 잦습니다. 어떤 안정한 노동조건이 전혀 보장되지 않다보니 노년층이 겪기 쉬운 여러 질병들에 청년들이 노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첨단지식산업 노동자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자기개발을 포기하고 현재에 자신을 모두 소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연구는 청년 첨단지식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현실들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출함으로서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