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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폐 잘라낸 개발자입니다.



제 근황을 전해 드리기 이전에 세월호 사건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빌고,

실종자 분들이 조속히 가족에게 돌아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오랫만에 글 올립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사건의 1라운드가 조정으로 끝났습니다.

(관련기사 : http://goo.gl/QLvRSl)

야근(연장,심야,휴일 포함) 근무시간을 인정 받기 위해 법정에서 싸운 결과

1심 보다는 좀 더 나은 결과로 판사님의 조정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실제 근무했던 야근 시간에는 모자란 결과이지만,

여러 전문가 분들의 조언과 현재 진행중인 '야근으로 인한 질병'을 다투는

산업재해 재판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판사님의 중재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 싸움의 시작은 제가 열심히, 성실하게 근무했던 시간들을

어느 4가지 없던 인사담당 차장이 야근 자체를 부정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살인적인 야근으로 인해 잘려나간 폐와 소중한 근무 시간을 찾기

위해 시작한 개인적인 문제였습니다.



이런 문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분노와 울분을 같이

토해주셨습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깊숙히 박혀 있는

고질적인 야근에 대한 문제였기에 가능한 공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월급쟁이들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이어지는 생활속에서

기본 하루 12시간, 심한 경우 20시간이 넘게 근무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주어지는 야근 수당은 매우 적은 금액으로 한정되어

있거나 아예 없습니다.



회사는 한결같이 '야근 수당 다 주다가는 회사 거덜난다'고 말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회사는 직원에게 끝도 없는 야근은 강요하면서,

정작 야근으로 인한 건강 손상과 수당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회사에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직원들 야근 수당을 실제 근무하는 만큼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아니면 야근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99%의 회사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일을 더 시키고, 수당을 안주기 위해 온갖 불법,

편법, 기술적 방법을 동원하여 근로기준법을 무력화 시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제 사례이고, IT업계의 현실이며, OECD 노동시간 1위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리 감독 해야할 노동부는 오히려 비지니스 프렌들리 운운하며

회사 입장을 옹호하여 근로기준법을 무력화 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노동부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에 등장하여 감독 기능을 무력화 시킨 해피아는 노동부에도 있습니다.

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은 제 사건에서 아무런 감독도 취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고 있었습니다.

제 사건 1년을 넘게 조사한다고 질질 끌다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검찰로 넘겼고,

검찰은 허술한 조사를 받아 보강조사 한번 없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 했습니다.



제가 받아들인 항소심 중재 내용을 자세히 쓸수는 없지만,

그 이전이었던 1심 판결만으로도 근로기준법 위반은 명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근무했던 농협정보시스템이 아무런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은

이유는 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이 조사한다고 질질 끌어주고, 이어받은 검찰도 열심히

시간만 끌은 결과 형사 공소시효가 지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감독, 처벌 기능이 무력화 된 사이, 수많은 SI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달에 하루 쉬고, 하루 20시간 넘게 키보드 두드리며 개발하는 프로젝트 개발자들의

건강도 문제지만, 정확한 분석/설계 아래 진행되어야 할 프로젝트가 일정에 쫓겨

껍데기만 만든 프로그램으로 인해 해당 프로젝트의 오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고,

이런 오류가 쌓이고 쌓여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또한 일정에 쫓겨 기본적인 검증(테스트)도 못한 상태에서 오픈 하는게 다반사입니다.



이런 막장 프로젝트가 가능한 이유는 애초 말도 안되는 기간을 산정하고,

거기에 개발 인력들을 우격다짐 식으로 꾸역꾸역 밀어넣고,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근무시간은 가뿐하게 무시해도 그 어떤 감독도, 처벌 받지도 않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결국 회사가 돈 때문에 인력 줄이고, 무상 야근을 강요하는 사이 직원의 건강과

전산에 대한 사회적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어떤 분들은 제게 '통상적인 문제를 너무 크게 보는거 아니냐'고 말합니다.

네. 맞습니다.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통상적인 문제이고,

이런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 대형 사고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터지는 이유입니다.



쉽게 말하면 감독기능 부재에 의한 현실에서의 세월호 사고가 온라인 전산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의 사고는 맛보기 정도로 보일 수

있는 대형 전산 사고의 암초가 온라인 곳곳에 있습니다.

전산 사고는 한번 터지면 사회를 마비시킬 정도의 위력이란 점을

감독 기관은 알면서도 설마 하는 마음으로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증거는 이미 여러 차례 일어난 전산 사고로 입증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든 알리고 해결해보겠다고 나선게 5년째입니다.

어렵게 야근 시간을 부분적으로 인정받았고, 이제는 야근으로 인한 질병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위해 근로복지공단과 2라운드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해고 무효소송을 위한 3라운드가 또 있습니다.

저는 야근으로 인한 사람에 대한 여러 부작용이라는 사회적 화두를 던졌고,

개선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있으나, 막장 프로젝트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

오류 등으로 인한 시스템 안정성 문제는 그 누구도 개선을 위한 접근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폭탄으로 남아

언젠가는 크게 터질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하며 느낀 것은 대한민국은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정부는 다시는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뭔가 하는데,

감독, 처벌기능은 모두 죽여놓고, 일터지고 나서도 뒷수습도 제대로 못합니다.

정작 문제를 알리고 해결해야 하는 것은 국민 개개인이 해야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핵심인 감독, 처벌 기능을 제대로 살려 놓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정부가 원하는 비지니스 프렌들리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통령이 목놓아 외치는 규제완화도 같은 맥락입니다.

감독과 처벌 기능의 무력화를 다른 말로 표현한 언어도단일 뿐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런 점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정부와 감독기관이 손놓고 있다고 포기하진 않겠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했던 시간 되찾고, 근로기준법 위반을 덮기위해 또다른 불법을

저지른 회사와 사람들 끝까지 쫓아 처벌과 사과 받겠습니다.

5년 싸웠는데 50년 못싸우겠습니까.

끝까지 가서 사실 관계를 밝히고, 그에 맞는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



여러분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이런 일은 저 혼자 하는 것보다는 여러분들도

목소리를 내 주신다면 더 빨리 우리 사회의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이미 제게 모금을 해주셨던 분들 또한 저와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야근에 대한 문제, 작게는 IT프로젝트의 문제, 크게는 여러 업종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과도한 야근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OECD 노동시간 1위, 자살률 1위가 기업과 정부의 문제이고,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그걸 바로잡는 것은, 아니 바로 잡아야 하는 책임은 국민 개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다시는 세월호 같은 사건이나 살인적인 야근으로 저처럼

폐를 잘라내는 이런 비극을 물려주지 않는 것이 부모로서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어느 정치인의 '저녁이 있는 삶' 이란 구호가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와 아이들이 사는 사회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 사건 해결을 위해 5년 동안 항상 옆에서 도와주신 IT노조.

현장 조사를 통하여 살인적인 야근이 있었음을 밝혀낸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장하나, 우원식, 윤후덕, 은수미, 이학영, 유은혜 의원님. 정의당 노회찬 대표님.

조언해 주신 여러 변호사님. 노무사님. 서울중앙지법 박인식 판사님.

IT노조 모금을 통해 지원해 주신 많은 개발자 분들과

야근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지원해 주신 일부 회사 관계자 분들.

이분들이 아니었다면 살인적인 야근이 있었다는 것을 밝혀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 6월 11일 산업재해 인정을 위한 재판이 있습니다.

야근 시간 인정 선례는 미약하게 남겼지만,

다시한번 재판을 통해 야근으로 인한 질병이 있다는 선례를 남겨

IT업계와 우리 사회를 바꾸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위에서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언급한 이유는 실제 노동부 조사과정 중

근로감독관이 조사를 안하길래 당시 '(이명박 정부의)비지니스 프렌들리'

때문이냐고 제가 물어봤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이 '전임 정부(참여정부)라면 좀 움직일 여지가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라는 대답이었고, 실제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당시 상황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언급하였습니다.

  • ?
    구르마 2014.05.30 20:38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힘 내시고 더 힘찬 투쟁 응원하겠습니다. ^^;

  • ?
    리스타트 2014.06.01 15:14

    IT에서 잠시라도 일해본 사람이라면, 야근문제에 공감할 겁니다.

    세월호처럼 가만히 있으면 더 상황이 안좋아집니다. 우리도 무언가 해야됩니다.

    5년이던 50년이던 열심히 싸우시고, 그 옆에 함께 하겠습니다.

  • ?
    홍염의화련 2014.06.09 10:16

    사건 첨들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군요..ㅠ

     

    무척 힘들텐데 대단하십니다.!

     

    뒤에서 응원합니다. 힘내십시요!!

  • ?
    qhrxhd 2014.06.09 17:19

    몸도 마음도 힘드실텐데.. 부디 몇일뒤에 일이 제발 원하는바로 끝나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 ?
    SeungHoe 2014.06.17 07:52
    응원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
    ㅇㄴㅇ 2014.06.26 13:58 SECRET

    "비밀글입니다."

  • ?
    익tothe명 2014.07.25 09:57

    이거 좀 퍼가도 되나요?

  • ?
    배고파 2014.10.17 21:03
    몇 년전 강남 삼성전자 앞에서 몇 년을 진을치고 진실을 외치던 가족분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런 정성과 끈기가 IT업계를 바꿀 수 있는데 ...

    아직은 먼 미래 같습니다.


    "밥 벌어 먹기도 힘든데 .. 그 까짓 야근 해야지... 하는 수 없지 뭐~~ "  하는 심정입니다.


    여튼 힘든 상황 이겨내시고 여기까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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